크리스토퍼 놀란의 ⟨오디세이⟩는 CGV 용산 아이맥스관에서 언론 시사회를 열었다. 1.43:1의 비율로 촬영한 ⟨오디세이⟩의 스케일을 온전히 구현하는 국내 유일의 상영관이다. 그런데 언론 시사회에 가지 못했다. 개봉에 맞춰 용산 아이맥스에서 보려고 했는데, 만석이었다. 하는 수 없이 평소에 가지 않는 일산 CGV 아이맥스관으로 향했다. 이곳 스크린의 비율은 1.9:1이다. 위아래가 잘린 상태로 볼 수밖에 없다. 보는 동안에는 아쉬움이 없었다.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는 신기한 모험으로 가득한 이야기이고, 놀란의 ⟨오디세이⟩는 재미있는 '썰'을 쉴 새 없이 들려주는 영화다. 다른 생각 없이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질문은 극장을 나온 후에 생겼다. 소셜미디어에는 스크린 비율에 따라 달라지는 ⟨오디세이⟩의 장면을 비교한 이미지가 나돌았다. 그에 따르면, 내가 본 ⟨오디세이⟩는 진짜 ⟨오디세이⟩가 아니었다. 나는 정말 ⟨오디세이⟩를 본 게 맞을까? 진짜 ⟨오디세이⟩란 놀란의 의도에 따라 1.43:1로 상영된 영화만을 뜻하는 것인가. 이 영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려면 진짜 ⟨오디세이⟩를 봐야만 하는 것인가.
혹시크리스토퍼놀란은⟨오디세이⟩를전세계 41곳밖에없다는 IMAX 70mm에서만상영하고싶었을까? 그렇게자신의영화적세계관에집착하는감독이니, 조금은그런마음을품었을지도모르겠다. 그런마음을크게품었다고해도, 제작비를회수하고차기작에서더큰기회를얻으려면전세계의모든상영관을긁어모아⟨오디세이⟩를걸어야한다는논리에저항할수는없었을것이다. 그렇다면 'IMAX 70mm'가아니라 '극장'에더큰방점을찍었어야했다. IMAX 70mm보다더큰사이즈의필름으로촬영했다고해도, 어차피⟨오디세이⟩도홀드백에따라집안의 TV와손위의스마트폰으로옮겨질수밖에없는운명이다. 극장내의위계를만드는것보다집에서는할수없는경험을더부각했다면, '존중받는느낌을갖는관객'이더많았을 것이다. 지금은하나마나한소리다. 놀란과유니버설은그러지않았다. 지금 FOMO를느낀다면, 심리적인물타기를해야하는타이밍이다. 영화는 주식이 아니다.남이더크게봤다고해서내가써버린 2시간 52분 23초가손실로바뀌는건아니다. 그러니다시처음의질문에답하자면, 나도⟨오디세이⟩를봤다. 위아래가조금잘린, 일산아이맥스의⟨오디세이⟩였다.
사진 출처 : Haeahn Architecture
일산 '웨스턴 돔'
이번에는 소품이 아니라 배경이다. 일산 CGV가 있는 웨스턴 돔에 오랜만에 갔다. 그러고 보니 2012년 크리스토퍼 놀란의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IMAX로 보러 갔을 때가 마지막이었다. 그때와는 달리 곳곳에 임대 안내가 붙어 있었다. 한때는 ⟨거침없이 하이킥⟩과 ⟨지붕 뚫고 하이킥⟩의 주요 촬영지로 쓰였던 기억이 났다. 이번에도 기억이 업데이트될 일은 없었다. 여전히 웨스턴 돔은 빨간색 목도리를 한 세경이가 돌아다니던 곳으로 남을 것이다.